요새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한국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 기쁘다. 이전에 나왔던 <인간수업>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최근 <스위트홈>이라는 작품이 나왔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그러나..음..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꽤나 힘든 작품이 아니었나싶다.
먼저 스위트홈은 웹툰이 원작이라고 한다. 단행본으로도 3권이 나올만큼 긴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데, 드라마에서는 10편으로 압축시켜야 하다보니 보는 내내 시청자로서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많았다.
1. 너무 많은 등장인물
일단 등장인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제일 메인이되는건 주인공인 현수와, 이시영, 장검들고 다니는 교사와 신혜선 닮은 여자분? 딱 여기까지인것 같은데 화를 거듭할수록 불쑥 불쑥 튀어나와 굳이 필요없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캐릭터들이 많다.아마 웹툰을 봤으면 다른 인물들이 왜 필요한지가 이해가 됐을 것 같은데 여기선 그냥 여기저기 시비털고 다니는 여고생, 담배 물고 한 손과 한 발로만 싸움을 하는 화상입은 깡패 아저씨 이렇게만 받아들여진다. 차라리 과감하게 스토리라인을 쳐내고 전개를 빠르게 진행했으면 좋았을텐데, 드라마가 너무 여기저기 오지랖부리면서 다 설명하려고 애쓰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하나하나 인물의 감정선을 설명하려고하니 볼거리를 기대하고 이 작품을 튼 시청자 입장에선 자꾸 김이 빠지는 기분이 든다.
2. 너무 오그라드는 대사
작가진이 3명인것 같은데 누구 하나 이 오글거리는 대사를 고치지 않았다는것에 놀라웠다. 중간에 장검 국어교사가 검을 손가락으로 탕 치면서 "와라 고깃덩어리" 라고 외치는 대사보고 정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실제로 3화까지 몇번이나 티비를 껐는지 모른다. 웹툰의 경우 사람들이 이게 만화라는걸 감안하기도 하고 아무리 오글거리는 대사를 써도 그 대사를 읽는거랑 실제로 말로 하는거랑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 아니 ㅠㅠ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누가 책에서 나오는 말을 현실에서 그대로 쓰냐고... 근데 이 드라마는 다 그렇게 씀. 모든 인물들이 일본 번역체처럼 말함........과거 군인이었다고 다나까 쓰는것도 오글거리는데 모든 등장인물의 대사톤과 연기가 옛날 투니버스 일본 만화보는것 같아서 너무 작위적이었다. 시즌2가 제작 된다면 제발 이 대사톤 좀 바꿨으면 좋겠다.
3. CG..음..?
그래도 이건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런걸 처음 시도하는거기도 하고...아직 이런 작품이 나온 경우가 많이는 없으니까 기술이 부족한것도 이해는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봉준호 <괴물> CG 수준이었다.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도 참여했다는데 이새끼들 일 제대로 한거 맞는지 감독은 제대로 계산기 두드려봐야한다. 기묘한 이야기에서는 그렇게 퀄이 좋던게 똑같은 돈들여서 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난다고? 백프로 스탭들이 꿀만빨고 돌아간거임....그나마 볼만했던건 연근이 괴물이랑 거미 괴물...이마저도 좀 티가 나긴 했지만, 헐리우드에서 구현해낼수있는거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왜냐면 게임 cg는 오지게 잘만들잖아................근데 이정도일리가 없어...분명히 누군가 예산으로 짜장면을 시켜먹은게 분명해......
4. 보여주기를 위한 스토리라인
이 작품을 보는내내 든 생각은 뼈가 없는 순살 치킨을 먹는 느낌.....뼈대가 있어야 이해가 되고 납득이라는게 되는데
단순히 계속 우리 CG보셈! 몬스터 보셈!!! 이 액션을 보셈!! 하는것만 같아서 딱히 다음이 기대가 되지 않았다. 기묘한 이야기랑 자꾸 비교해서 미안한데, 기묘한이야기도 사실상 괴물들 나오는 씬은 얼마 안된다. 나머지가 어린 친구들이 어떻게 이 사건을 풀어가는가, 주인공 엄마와 호퍼 아저씨가 어떤 형식으로 실마리를 얻는가. 이런 서사가 있어서 보는 시청자가 응원하게 되고 재미도 있고 캐릭터들을 사랑하게 되는건데, 이 작품은 그런게 없다. 캐릭터들은 등장부터 특이해보이려 안간힘을 쓰듯 이상한 대사만 날리고, 등장인물들은 너나 할것없이 미리 짜온것처럼 열심히 자기 할일을 한다. 의대생이 갑자기 리더가 되서 상황 주도하는것도 이해가 안되고, 그냥 너나 할것없이 위기를 만들기 위해 출연시키는 악당 역할들도 너무 식상했다. 장르만 바뀌었지, 결국 감독은 자기가 작품만들던 그 습관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응복 감독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원래 호러나 크리쳐물을 잘 보는 편은 아니라고 하던데...그러면 왜...........이런 도전을 하신건지.....궁금하다. 개인적으로 OCN쪽에서 제작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장르물을 잘 이해하고, 좋아하고, 만들어본 사람이 해도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음.......그래도 뭐 다음 시즌까지 모든 리뷰를 읽고 이상한점을 고친다고 하셨으니 믿고 기다리도록 하겠다...
5. 노래...
일단 난 처음에 워리어 나오는거 별 느낌 안들었다. 근데 이후에 계속해서 반복해서 나오니까 순간 예산이 모잘라 워리어말고는 다른 음악을 못넣었나? 싶었다. 그리고 비와이가 랩하는건..차라리 엔딩에 나오게했으면 나았을것같다. 집중이 일단 너무 안되고 그냥 솔직히 감독이 워리어 요새 너무 꽂혀서 너희도 들어봐 하면서 계속 트는 느낌이었다. 친구 차 얻어탔는데 그친구가 자기가 요새 좋아하는거라면서 계속 1곡 반복재생 하는 느낌..?.......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걸 지적하는것 같은데, 다음에는 좀 제대로된 음악감독을 썼으면 좋겠다.
쓰다보니 엄청 욕만 써놨는데, 그냥 내 개인적인 평이다. 다른 친구들은 재밌다고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라고 좋아했다.
그래도 이런 시도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시즌2때는 좀 더 정리되고 안정감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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