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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나도 만나고싶은 데미안

by 김봉봉 2015. 11. 7.

 

 

 

 

 

 

 

P.44

이런 생각을 나는 끝없이 했다. 돌 하나가 우물 안에 던져졌고,

그 우물은 나의 젊은 영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긴, 몹시 긴 시간동안 카인, 쳐죽임, 표적은 바로 인식, 회의, 비판에 이르려는

나의 시도들의 출발점이었다.

 

 

 

P.118

그날 밤 나는 데미안과 문장꿈을 꾸었다.

문장은 끊임없이 모습이 바뀌었다. 데미안이 그것을 두손에 들고 있었다.

작고 회색인가 하면, 거대하고 여러색깔이다.

그러나 데미안은 이것이 그렇지만 언제나 똑같은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그러나 마침내 그는 나에게 억지로 문장을 먹였다.

그것을 삼키자, 삼킨 문장이 내 속에서 살아있어,

나를 다 채우고 안에서부터 나를 파먹어 들어오기 시작하는것이 느껴져 나는 엄청나게 놀랐다.

죽음의 두려움에 가득차 나는 펄쩍 뛰어 일어나며 잠에서 깨었다.

 

 

 

 

필독서라고 하는 헤르만헤세의 <데미안>.

오랜만에 여유라는걸 되찾은 친구에게 추천해주면서 나도 다시 집어들었다.

아주 오래전 고등학교때인가 읽었던것 같은데 다시 읽으니 새롭다.

확실히 읽을때마다 맛이 다른 소설인것 같다.

 

친구는 문학동네판을 나는 민음사판으로 읽었는데,

민음사쪽이 더 둥글둥글한 문체인것같다.

그에비해 문학동네는 조금 더 읽기쉽게 말투가 변형된것같다.

 

데미안의 명문장이라 하면 분명 알을 깨는 새의 비유겠지만

그건 너무 유명하니 적지 않도록 하고, 나는 싱클레어가

또다른 데미안이 되어가는 장면에 집중해보았다.

 

특히 문장꿈을 꾼 부분은 사춘기 소년의 내면을 잘 표현한것 같아서 인상깊었다.

 

이전에 인간실격을 읽으면서 내용이 데미안과 살짝 겹치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확실히 주인공의 내면을 다룬다는점에서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면이 있긴한것같다.

 

다만 데미안이 스펙트럼으로 따지자면 흰색쪽에 위치해있고, 인간실격은 검은색에 위치해있다는것뿐?

분위기가 확실히 데미안이 밝긴하다. 인간실격은 너무 우울함.

 

싱클레어가 고민하고 되풀이하는 문제들이 가슴에 하나하나 와 닿을때마다

이 책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도 싱클레어였거나 데미안이었을까?

 

어쩌면 우리 모두 자신을 이끌어 줄 데미안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건 자신안에서 찾는것이겠지만.

 

다시 차근차근 읽어봐야지.

 

조금 시간이 흐른뒤에 .